북유럽의 티타임, TEMINISTERIET2020. 04. 06 차를 이야기할 때 일단 떠오르는 나라는 영국이다. 미스 마플이 티타임을 통해 중요한 단서를 수집하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을 읽을 때면 따뜻한 홍차 한 잔과 달콤한 쿠키가 생각나곤 했다. 작가 조지 오웰은 맛있는 차를 끓이는 방법에 대해 레시피에 가까운 에세이를 남긴 적도 있다. 물론 역사와 깊이를 따지자면 영국보다는 아시아 국가들의 다도 문화를 먼저 언급해야 할지도 모른다. 지금도 전통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는 차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예를 표현하는 일종의 의식이다. 그렇지만 북유럽은? 글쎄, 디자인 가구나 스릴러 소설이라면 또 모르겠지만 차와는 다소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티미니스트리는 이와 같은 선입견을 향긋하게 흔들어 놓을 스웨덴의 블렌딩 티 브랜드다.지난 2016년에 정식으로 론칭해 2년 만에 북유럽 지역에서만 1500여 개의 판매처를 확보했다고 하니, 갓 끓인 차 만큼이나 뜨거운 인기의 수준을 짐작할 만하다. 런던의 셀프리지 백화점에 진출해 영국인들의 까다로운 기준까지 충족시킨 티미니스트리를 이제 하우디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됐다. 여유로운 시간에 풍미를 더해줄 브랜드를 설명하기 위한 몇 가지 키워드를 골라 봤다.맛있는 차 한 잔을 옆에 준비해두고 읽을 것. #북유럽티미니스트리는 스웨덴 남부의 항구 도시인 말뫼에 본사를 둔 회사다. 하지만 그 뿌리는 바다 건너 대만의 차 문화에까지 뻗어 있다. 두 나라 사이의 연결 고리가 된 건 공동 창립자인 캐슬린 브라운이다. 대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차의 매력에 눈을 뜨게 된 그는 아시아의 전통과 북유럽의 취향을 세련되게 접목한 브랜드를 구상하게 됐다. 티미니스트리(Teministeriet)라는 브랜드명은 ‘차 부서(The Ministry of Tea)’라는 뜻이다. 해외의 팬들은 이 브랜드를 그냥 ‘스칸디나비아 티’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다. 자타 공인 북유럽을 대표하는 차 메이커인 셈이다. #디자인 빈티지 가구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북유럽 디자인은 세련되고 실용적인 미니멀리즘을 추구한다. 티미니스트리는 이런 취향을 패키징에 효과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단정한 타이포그래피와 절묘한 색상으로 장식한 제품들은 코와 혀뿐만 아니라 눈도 즐겁게 한다. 맛보기 전에 종류별로 진열장에 채워 두고 오래오래 감상하고 싶은 디자인들이다. 클립형 계량스푼이나 드리퍼, 유리 서버, 유리컵 등 함께 판매되는 식기들도 마찬가지로 담백하게 매력적이다. #유기농 유럽은 유기농 인증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EU 회원국이 인가한 기관의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건 물론이고, 기존 농장은 최소 2년의 유기농 전환기를 거쳐야만 생산 및 판매가 가능할 정도다. 티미니스트리는 이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는 건강하고 깨끗한 유기농 티를 선보이고 있다. 청량한 맛과 향은 몸에 이로운 진정한 휴식을 선물한다. #블렌딩 SuperteaAyurvedaSignature 때로는 알코올이 없는 칵테일에 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티미니스트리의 티 메뉴들은 여러 요소의 절묘한 조화로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동아시아의 담백한 차에 멀베리, 파파야 등을 첨가하거나 상큼한 야생 베리를 듬뿍 곁들인 한 잔을 맛보면 혀끝으로 세계를 여행하는 기분이다. 개성 강한 맛과 향이 함께 어우러지고 먼 거리를 사이에 둔 문화들은 편안하게 교류한다. 티미니스트리를 통해 블렌딩의 매력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슈퍼 푸드를 테마로 한 슈퍼티, 인도의 전통 의학에서 영감을 받아 천연 허브와 향신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아유르베다, 브랜드의 개성을 잘 보여주는 시그니처 등 다양한 라인이 선택을 즐겁게 한다. #컬래버레이션 각기 다른 문화와 다양한 요소를 블렌딩하는 데 관심이 많은 티미니스트리는 다른 기업 및 단체와의 컬래버레이션에도 적극적이다. 2017년 오슬로 디자인 페어 당시에는 이케아 노르웨이와 협업해 디자이너와 바이어, 관람객들을 위한 티 카페를 운영하기도 했다. 토베 얀손이 탄생시킨 핀란드의 동화 캐릭터 무민은 티미스트리를 통해 티 컬렉션을 선보였다. 수집욕을 불러일으키는 귀여운 패키지 디자인이 특히 인상적이다.